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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쌍둥이와 함께

Episode 1: 출산 후 조리원 2주와 3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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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병원에서 와이프가 출산을 한다고하여 이것저것 알아보니 그 중 입원 시간은 2박 3일밖에 할 수 없다고 하더라. 아니 전에 다니던 차병원은 5일은 해준다던데? 의구심을 품고 친한 동생에게 물어보니 산부인과는 의료수가가 낮아서 최소한으로 처리(!)하고 내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추가적인 내원 진료도 필요하지 않도록 수술 후 녹는 실을 사용한듯 하다며, 왜 본인의 모교가 운영하는 병원은 이렇게 돈을보며 투명하게 운영을 하지 않는지 농담섞인 한탄을 했다. 쌍둥이에 세브란스에서의 짧은 입원 기간을 감안하여 조리원에 3주 있기로 했다. 

 

나는 조리원이 남편의 마지막 방학이라고 하길래 정말 그러한줄 알았다. 근데 코로나 이후로는 바꼈다더라. 

 

이 최악의 전염병때문에 조리원 내부의 여러가지 단체 세션이 사라지고, 개인 위주의 활동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전염성을 특히 경계해야하는 공간 특성 상,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방 밖으로 나오지 않게되었다. 사실 뭐 위생이나 염려하는 부분을 감안하면 이게 맞는것 같다고 생각이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상주하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진다. 

 

그리고, 몸이 아픈 사람이 고시원보다는 크지만 보통 혹은 그 이하의 크기 원룸에서 오랜 시간 지낸다고 했을때, 특히 혼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우울감이 찾아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데 거기다가 텅 빈 공간에서 누워있는 상황이라니. 좋을 수 없는 상황 그 자체였다. 

 

나는 이런 사실을 간과했다. 그냥 조리원은 좋은 곳인줄만 알았다. 출산기간동안 병원에서 불편하게 쪽잠자며 수발들다가 이제는 좀 편하게 집에서 자주 자볼까 했더니 그런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집이랑 회사의 딱 중간 지점이었던 위치가 너무 좋았던 것이었을까, 나중에 건너건너 들었는데 두번째 애를 낳은 집 남편들은 둘째 조리원을 좀 먼 거리의 장소로 예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라.

 

사건은 약 10일정도 지났을 때 터졌다. 조리원 10일차에 난 4일정도 방문했던 것 같다. 서로 언쟁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내 상태를 보니 큰일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종종 조리원 한 침대에서 자기도 하고, 날씨가 좋은 날 조리원 밖으로 산책도 나갔었다. 확실히 사람은 바깥에서 신선한 공기를 쐬면서 움직여야 기분전환이 되더라. 

 

저렴하고 좁은 곳이라서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이었냐고 묻는다면, 분유통 하나에 10만원짜리를 사용하는 곳이고 밥과 공간 모두 이 곳을 거쳐간 마포구 산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 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만일 부인이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조금만 환기를 시켜주면 될 것이고,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조리원에서 최대한 떨어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는 이제 나왔고, 조리원에서 잘 관리해주지만, 아픈 부인은 남편의 관리가 어느정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그냥 아내가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람과 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