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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내 맘대로 이야기

대전 하나시티즌 2020 시즌 전망



대전시티즌을 인수한 하나금융그룹 프로축구단은 오늘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된 출정식을 통해 '대전 하나시티즌'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오늘 출정식에서 대전시티즌 운영을 새로 맡은 하나금융그룹 축구단은 새로운 팀 이름과 엠블럼, 유니폼을 공개하고 구성원도 소개했다.

 

여러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확인했는데, 일단 아래 이미지와 같이 엠블럼이 엄청나게 충격적이다.

 

구단의 설명에 따르면 엠블럼 윗부분에는 봉황을 형상화한 무늬가 들어갔다. 엠블럼의 큰 틀을 이룬 봉황과 몸체는 백제 금동대향로를 상징하고, 중앙 테두리 안에 영문 약자인 'DHFC'가 2열로 놓이고, 이를 가로지르는 십(十)자 표시가 축을 이루며 대전의 '밭 전(田)'자와 교통의 중심지를 의미하는 십자 표시를 담았다. 십자는 빛과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고 십자를 구성하는 좌측 상단의 자주색은 구단의 역사적 상징색이며, 오른쪽 하단의 초록은 하나금융그룹의 상징색이다. 로고 서체는 '하나체'를 사용해 일체감을 더했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별로

 

그렇지만, 사실 눈이 있으면 안다. 이전 것보다 엄청 구리다는 것을. 장부다씨가 처음 대전 시티즌 엠블럼을 발표했을 때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호평이었는데, 저 엠블럼은 수준이 매우 저열하다. 축구라곤 아무것도 모르는 하나금융그룹 관련 외주 업체가 기업의 수주를 받아 제작한 수준이 명확하다. 보통 사람들은 저 엠블럼 제작 업체보다는 하나금융그룹을 욕하겠지만, 일하면서 느낀 바로는 저게 외주 업체의 수준이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신경을 안 쓴 건 맞는데, 제작 업체가 엄청 후지게 만든 것이다. 장담컨데, 퍼스트 유니폼에 붙였을 때는 밭 전자 안의 흰색이 엄청 튈 것이고, 반대로 세컨드 유니폼에 입히면 글씨 때문에 밭 전자가 뚱뚱해 보일 것이다. 이미지, 비율, 색감 모두 별로다. 

 

왼쪽이 세컨드, 오른쪽이 퍼스트인듯

 

 

그리고 코치진과 선수단이 일부 발표가 되었다. 

 

역시 여러 곳에서 기사화 된 것과 같이 황선홍 감독과 강철 수석 코치를 축으로 코치진 인선이 완료가 되었다고 하고, 새로 영입했다는 9명의 선수도 공개했다. 기존의 대전 선수단 중 1군에서 괜찮게 활약한 선수들도 모두 포함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영입 자원으로 보자면 포항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기생충 감염으로 계약을 해지했던 코너 채프만을 비롯해 전남 출신의 이슬찬, 최재현, 정희웅, FC 서울의 이규로, 안산 그리너스의 박진섭, 안양 FC의 구본상을 영입했고, 박예찬, 이종현이라는 신인을 합류시켰다.

기존 선수단에서 FA인 신학영과 작년 주장인 안상현이 빠져있는데, 둘 다 2부 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활약도를 보이던 선수인지라 다른 팀에 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황선홍 감독은 저번 팀에서도 그랬듯 자기가 들어왔을 때 주장이나 영향력이 있는 선수는 일단 배제하는 경향이 있어서 두 선수는 대전에서의 미래가 조금 불투명해 보이기도 한다. 

 

이번 연도 시즌 전망을 하자면, 선수단의 무게감은 플옵 존 밑으로 보인다. 기존 선수인 박인혁, 황재훈, 황도연, 박주원을 축으로 박진섭, 구본상, 이슬찬, 정희웅이라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붙는 형국이 될 터인데, 작년 활약도를 보자면 신규 영입된 선수들은 이슬찬이나 박진섭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큰 활약이 없었다. 채프만도 포항과의 계약해지 이후 입단했던 웨스턴 시드니에서 6개월 만에 쫓겨났다. 이런 이유들로 향후 영입될 용병의 클래스가 치솜이나 펠리페, 팔라시오스와 같이 2부 리그 생태계 교란종 수준이 아니라면, 대전 하나 시티즌은 플옵 존 보다 밑에서 분투할 것으로 예상한다. 

 

루머로는 전북에 올해 영입된 선수를 하이재킹 시도했다고 하는데, 돈 준다고 1부 리그에서 중간 이상급 활약하는 선수가 2부 리그 꼴찌 수준의 팀으로는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포함하여 채프먼 영입, 그리고 여러 신입 선수들을 보강한 것을 보니 앞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아직 FA 선수 영입 기간도 1달이나 남았다. 

 

황선홍 감독이 포항에서는 대 성공을 거뒀지만, FC 서울에서 실패를 맛본 이유가 너무 엄격해서라고 하던데,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는 조금 온화한 방식으로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포항 이전의 부산 아이파크에서도 나름의 성공을 거뒀으나, 말년에는 선수들에게서 불만의 이야기가 좀 많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리한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바꾸려면 감독이 변화를 주고 프런트가 지원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따라와야 하는데 그 정도 수준이 되는 감독인지는 이번 대전 하나 시티즌의 2020년 행보를 통해 증명될 수 있을 것 같다.